북한산 족두리봉 향로봉 기자능선 높이, 유래, 등산코스
안녕하세요.
따뜻한 농부입니다.
한 주가 시작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공휴일을 맞이했네요.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래도 몸은 한 번쯤 움직여 줘야 할 것 같아
친구와 가까운 북한산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오늘의 산행 코스는 제 기준으로 가장 편하게 다녀올 수 있는
북한산 족두리봉 코스.
지하철을 타고 불광역 9번 출구로 나와
대호아파트 쪽 골목길을 따라 조용히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도심을 벗어나지 않았는데도
조금씩 숨이 차오를수록 마음은 오히려 가벼워지고,
익숙한 길 위에서 오늘 하루를 천천히 정리해 봅니다.

족두리봉이라는 이름은
봉우리의 모양이 예부터 신부가 쓰던 족두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전해집니다.
족두리봉의 높이는 해발 약 370m입니다.
북한산 주능선에 비하면 높지 않은 편이지만,
도심과 가깝고 전망이 뛰어나
짧은 산행에도 만족감이 큰 봉우리로 많이들 찾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유난히 좋아서인지
장미공원 방향 데크 전망대에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햇살은 부드럽고, 바람은 과하지 않게 스쳐가고,
각자 다른 이유로 올랐을 텐데도
모두 같은 풍경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춥니다.



날씨가 아주 맑다고 하긴 어렵지만,
약간 흐린 듯한 하늘 아래에서도 전망은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산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도시의 아파트들,
딱 잘라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묘하게 정돈되어 있으면서도 멋이 있습니다.

그 위로 펼쳐진 하늘까지 더해지니
괜히 한참을 서서 바라보게 됩니다.
이런 풍경 앞에서는 말보다 마음이 먼저 움직입니다.

북한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이 시간만큼은
서두를 이유도, 말이 많을 필요도 없는 것 같습니다.


올라오는 길이 생각보다 쉽지 않아
중간에 힘이 빠져 김밥부터 다 비우고,
엉금엉금 한 걸음씩 옮기다 보니 어느새 족두리봉에 닿았습니다.
정상에 서니 전경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숨이 찼던 순간들이 한순간에 잊힐 만큼 말이지요.


족두리봉에 도착해 잠시 숨을 고르다 보니
암벽을 타고 오르던 분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분들과 한참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각자의 방식은 달라도
산을 좋아하는 마음만큼은 다들 비슷해서인지
처음 만났는데도 낯설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지난주에 다녀온 철원 주상절리도 인상 깊었지만,
제 마음에는 북한산이 더 멋지고, 더 웅장하게 다가옵니다.
서울 한복판에 이런 산이 있다는 것,
이건 정말 우리 서울시민의 큰 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황금빛 무지개처럼 보이는 광채가
서서히 빗나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눈을 의심할 만큼 신기한 장면이었고,
말없이 그 빛을 바라보며
이 순간을 마음속에 조용히 담아봅니다.
산에서 만나는 이런 풍경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와 더 깊이 남습니다.



날씨가 갑자기 변해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공기가 금세 차가워집니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쓰던
방울 달린 벙거지 모자를 꺼내 쓰고
옷깃도 다시 여미며 단단히 채비를 했습니다.

산에서는 늘 그렇듯,
이렇게 순간순간 달라지는 날씨 앞에서
몸도 마음도 자연스럽게 조심스러워집니다.


저 멀리로는 백운대도 또렷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 모습만으로도 괜히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다만 올해는 눈이 많이 오지 않아
설경을 보지 못한 게 조금은 아쉽습니다.
하얀 눈을 뒤집어쓴 북한산을 떠올려 보며,
다음 계절을 조용히 기다려 봅니다.



향로봉의 높이는 해발 약 535m입니다.
족두리봉보다 한층 높아 올라설수록 시야가 시원하게 트이는 봉우리입니다.

이름의 유래는
봉우리의 생김새가 예전에 제사나 의식을 할 때 쓰던 **향로(香爐)**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전해집니다.
바위가 단단히 솟아 있고, 그 위로 묵직하게 얹힌 모습이
연기를 피워 올리는 향로를 연상시킨다고 합니다.

향로봉에 도착했습니다.
혼자서 조용히 화이팅 한 번 외쳐보고,
잠시 자리에 서서
눈앞에 펼쳐진 멋진 전경을 바라보며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시간을 흘려보냅니다.
이렇게 멈춰 서 있는 순간이
산행의 진짜 쉼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산행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이제 기자능선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아쉬움은 남지만
몸과 마음이 충분히 채워진 하루.
천천히 내려가며 오늘의 풍경들을
다시 한 번 마음속에 담아봅니다.


하산길에 만난 외계인 바위.
코뿔소 같기도 하고,
어쩌면 정말 외계인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사람마다 다르게 보이는 게
이 바위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정답은 없어도 괜히 한참을 바라보게 되는,
산이 슬쩍 던져준 재미있는 상상 하나였습니다.

기자능선의 명물, 대머리 바위에 도착했습니다.
언제 봐도 참 신기하고,
훤히 드러난 모습이 보기만 해도 시원합니다.

이 바위를 지나면
하산길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도 들고,
기자능선에 왔다는 게 실감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기자능선 표지판 앞에서
인증샷 하나 남기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천천히 발걸음을 옮깁니다.
짧지 않은 여운이 남는 하루,
산은 또 이렇게 다음을 기약하게 만듭니다.


게이트볼 구장이 여기 있네요.
하산길 끝자락에서 이렇게 생활의 풍경을 마주하니
산에서 도시로 다시 돌아왔다는 게 실감납니다.
조용했던 산길과는 또 다른 일상의 기운이
자연스럽게 하루를 마무리해 줍니다.
오늘도 산 덕분에 마음 편한 하루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건강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 글의 배경음악 에는
김현식의 〈사랑했어요〉를 남겨봅니다.
담담하지만 깊은 여운이
산행의 마지막과 잘 어울립니다.
https://youtu.be/F0RLq3k6kos?si=zfkGVcX44ho75vK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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